충북도청

충북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충북도지’ 2차년도 4권 발간

충북의 고려, 조선 전․후기, 근대를 되돌아보다

 

더뉴스인 주재영 기자 | 충북도는 17일 장기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충청북도지'를 작년에 첫 4권(자연·인문환경·선사·고대) 편찬한 데 이어 이번에 2차년도 4권(고려, 조선 전기·후기, 근대)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간하는 도지는 태조 왕건이 건국한 고려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충청북도’라는 이름이 탄생한 근대까지 충북에 대해 신영우 편찬부위원장을 비롯한 학계 전문가 46명이 심혈을 기울여 약 2,000쪽에 걸쳐 집필했다.

 

주요 내용은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잦은 외세의 침략에 대항해서 국가와 지역 수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항전한 충북인들의 모습과 우리나라의 시대 흐름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충북인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또한, 다양한 학맥과 학풍의 꽃을 피운 충북의 유교문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직지'를 탄생시킨 충북의 불교문화 등 충북 문화의 우수성을 살펴봄을 통해 충북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각 편별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충청북도지⑤ 고려]

▶ 고려 항몽전쟁의 중심지 충북

방호별감 김윤후와 지역민들이 함께 70여일간 충주성을 지켜낸 끝에 몽골 에쿠군을 격퇴한 고려 대몽항전의 대표적 전투인 충주성 전투, 철소(철을 생산하는 특수행정집단) 주민들이 온전히 일궈낸 값진 승전인 다인철소 항전을 비롯한 총 11회의 전투를 통해 국가와 지역 수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항전한 충북인들을 불꽃같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 간행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한 '직지'는 승려 백운화상 경한이 제자들에게 불법을 전하고자 펴낸 책으로 고려불교 문화의 진수를 보여줌과 동시에 지방의 사찰에서 전통적인 주조 방법으로 활자를 인쇄했다는 점에서 금속활자 연구사에서 중요한 자료이다.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며 충북의 불교문화과 인쇄기술의 우수성을 전세계에보여줬다.

 

▶ ‘청주 용두사지 철당간’ 건립

용두사지 철당간은 고려 광종때 청주읍성안에 있던 사찰 용두사에 있었던 철당간으로 그 실물이 현존하는 귀한 사례이다. 또한, 당간 명문을 통해 청주의 대표 가문으로 중앙에서 활약한 가문(김씨, 손씨, 경씨, 한씨)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고, 거란의 침입으로 피난 갔다가 환도하던 현종이 청주에 체류시 개최한 연등회의 주요 행사장으로 추정되는 장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문화유산이다.

 

▶ 국가 재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 ‘충주 덕흥창’

충주시 중앙탑면 창동리에 있었던 충주 덕흥창은 남한강의 수운을 통해 고려시대 13개 조창 중 가장 넓은 수세구역을 관할하며 국가 조세 수납과 유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고려말 전국 모든 해안가 지역에서 조운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시기에도 충주 덕흥창만은 끝까지 제 기능을 유지했다.

 

[충청북도지⑥ 조선전기]

▶ 조선의 건국에 큰 역할을 한 충북인

조선의 통치 규범을 마련한 정도전, 조선의 이념적 기반인 유교 사상 확립에 기여한 권근, 조선 건국에 적극 참여하며 건국초 국가 외교문서 작성을 전담한 정총 등 충북인의 활약이 있었다.

 

▶ 세종과 세조가 머물렀던 ‘초정행궁’

청주 초정은 세종이 안질치료를 위해 머물면서 훈민정음 반포 전 마무리 작업을 실시하고 공법(貢法, 토지 수세 규정) 시행전 개정한 공법을 시험한 곳으로 조선의 근간이 되는 국정과제 완성과 관련이 깊은 곳이다. 또한 세조의 초정행차와 관련한 보은 정이품송 설화도 유명하다.

 

▶ 충청도(忠淸道) 성립

1395년(태조4)에 충주․청주․공주․홍주 4개목을 합하여 양광도에서 충청도로 개칭했다. ‘충청’은 충주와 청주의 머리글자에서 따왔다.

 

▶ 충북 사림 활동의 절정 '서원향약' 실시

이이가 청주목사 재임시에 시행한 '서원향약'은 신분 상하 구분없이 청주지역의 모든 주민이 참여한 향약이었다. 가장 널리 보급된 조선적 향약이자 중국의'여씨향약'이나'주자증손여씨향약'을 우리 향촌실정에 맞게 만들어 본격 시행한 향약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 임진왜란시 국난 극복을 이끈 충북인

일본의 북진을 지연시킨 황간 추풍령 전투(1592, 4. 25~27), 의병장들이 청주성 주둔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성을 탈환하며 임진왜란 발발 이후 최초로 읍성 탈환 승전보를 올린 청주성 전투(1592, 7. 29~8.1), 수적으로 절대적인 열세에서도 일본군 2천여명을 몰아내고 진천지역을 수복한 진천전투(1592. 8월말경) 등을 통해 임진왜란시에 국난 극복을 이끈 충북인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충청북도지⑦ 조선후기]

▶ 다양성의 꽃을 피운 충북 유학의 학맥과 특징 형성

17세기 충북은 서인 노론계 대표 유학자 송시열(옥천 출신, 청주 화양동 기반), 영의정에 오르는 등 관료로 적극 활동한 실무형 경세론자인 남인 허적(충주 출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경세론을 펼친 소론계 대표인물 최명길·최석정(진천 초평 은거) 등 유학자등을 통해 노론․남인․소론등 비교적 다양한 학맥이 형성됐다.

 

18세기 병자호란과 명청 교체 이후 조선 중화주의 발전에 따라 화양동에 만동묘를 설립하며 조선 중화주의를 펼친 권상하, 서고인 진천 완위각을 중심으로 소론 강화학파 활동을 지원한 이하곤, 낙론계열 유학자로 충북에서 주로 활동한 임성주 등 조선 중화사상 등 노론의 주도속에 다양한 학문의 흐름이 공존했다.

 

▶ 불교의 융성속에서 천주교의 전파

정관 일선, 벽암 각성, 고한 희언 등 저명한 고승등이 충북에서 수행 전진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사찰 중수 등의 불사에 참여하면서 조선전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불교가 융성했다.

 

1785년 김범우의 충북 단양 유배로 충북 포교가 시작된 이래 신유박해를 통한 순교활동 등을 통해 포교가 확대됐고, 19세기 중반까지 제천 배론 성요셉신학교 설립, 괴산 연풍 황석두 등의 천주교 공동체 형성 등 도내 곳곳으로 천주교가 전파됐다.

 

▶ 조선후기 대표 문화인 태실의 흔적이 많은 충북

조선시대 태실문화는 조선 왕실의 독특한 출산문화이자 생명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의 생명 중시 사상을 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자원이다. 충북은 충주 경종대왕 태실, 청주 영조대왕 태실, 보은 순조대왕 태실 등 조선국왕 태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남아 있으며 그중 경종․순조 태실은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역사적 가치가 높다.

 

[충청북도지⑧ 근대]

▶ 한국 근대사회를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충북인

진천 출신 신헌은 대원군 집권기․고종 친정기 장신으로 서양의 위협을 막기위한 방안으로 해방론, 만보 설치론 등을 주장했다. 1876년에는 일본과 최초의 근대 조약인 강화도조약, 1882년에는 미국과 조미수호조약을 체결하며 한국 근대사회을 열어가는 전환기에 외교사에서 큰 역할을 했다.

 

대한자강회 활동에 이어 중국에서 독립활동을 한 김규흥, 동학의 3세 교주로 교육․출판을 비롯한 각종 운동을 주도한 손병희, 만세보 필진으로 활약한 권동진, 황성신문․대한매일신보 논설기자 활동으로 구국계몽운동을 펼친 신채호, 중등학교․청동학교․문동학교 등 교육기관을 설립한 신규식, 애국계몽운동 활동에 이어 해외독립운동에 나선 신팔균, 청주 청남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만주로 가 독립운동을 한 곽재기 등 많은 충북인들이 한국 근대사회 형성을 위한 초석을 놓았다.

 

▶ 동학의 포교와 동학농민혁명의 중심무대인 충북

충북은 보은 장내리 동학 대도소를 중심으로 1차 봉기 가세이지면서 2차 봉기 이후 청주 솔뫼전투, 문의 지명전투, 옥천 증약전투, 영동 용산전투, 보은 북실전투 등 동학농민혁명의 최다 전투지였다.

 

보은 장내리 집회(1893년)는 2만 3천명이 넘는 동학교도가 참여하며 전라도에서 일어난 동학농민국 1차 봉기(1894년)의 밑거름이 됐으며, 옥천 청산에서 내려진 기포령으로 동학농민 무장봉기가 결정되면서 북접농민군이 손병희의 지휘아래 전봉준의 남접농민군과 합세하여 이인전투, 우금치전투 등을 치르게 된다.

 

▶ ‘충청북도’의 출범과 충북의 수부 청주 이전

13도제 시행과 함께 충청북도가 출범(1896. 8월)하고 경부철도 운행으로 청주가 교통의 요지로 부각되면서 충청북도 관찰부가 충주에서 청주로 변경(1908. 5월)됐다.

 

도지(道誌)는 도의 역사·정치·산업·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나타난 생활의 변화와 발전을 종합하는 책이다. 2023년부터 본격적인 발간을 추진한 「충청북도지」 사업은 2030년까지 총 28권의 책자를 발간해 1992년 이후 중단된 32년 만의 충북 역사를 복원하는 대장정을 완성할 계획이다.

 

이번에 발간되는 충청북도지는 윤문작업을 실시하고 사진, 도표, 연표 등을 적절히 삽입하여 일반 대중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독성을 높였다. 발간 부수는 총 800부로 전국 도서관 및 유관기관에 배포한다.

 

개인배포는 없으나 충북 아키비움내 충북실록을 통해 누구나 어디서나 쉽고 편리하게 온라인(e북 형태가 아닌 장, 절, 항목별로 보고 싶은 내용을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종이책 발간외에 별도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현재 1차년도 4권 구축완료, 이번 발간본은 ’25년 상반기중 구축 예정)하는 도지는 충청북도지가 전국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충북도 관계자는 “충청북도지 발간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충북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충북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자랑스런 충북의 모습을 발굴하여 충북도민의 자긍심을 높임과 동시에 충북의 전분야를 총망라한 자료 구축을 통해 충북 문화·예술·관광 등 콘텐츠의 보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번 발간으로 시대별 총서는 마무리하고 올해 하반기 현대·국가유산·민속·종교 4권 발간을 시작으로 분야별 충북의 역사를 조망해 나갈 계획으로 2030년까지 계획되어 있는 충청북도지 발간이 순항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