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나의 다정한 선생님

윤서 | 자연은 언제나 다정하기만 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거칠고 무섭기도 했고, 나를 시험에 들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자연은 삶의 지혜를 하나씩 가르쳐준 스승처럼 곁에 있었습니다. 어릴 적, 나는 마을 어귀에서 풀을 뜯던 소에 쫓겨 황급히 강물로 뛰어든 적이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포에 온몸이 얼어붙고, 죽음의 그림자가 나를 덮치는 듯했습니다. 간신히 고개를 돌려보니, 나를 위협하던 소는 이미 멀어지고 있었고,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겁에 질려 눈물을 훔치며 강한 물살을 뚫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던 그날. 자연은 그날, 무모함과 두려움, 그리고 안도의 감정을 통해 경고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비 오는 날, 친구들과 우산을 던져두고 온몸으로 빗속을 달리며 놀던 날도 떠오릅니다. 그 자유로움은 잠시였고, 곧 열이 오르고 이불 속에 갇혀 쓰디쓴 약을 먹으며 창밖의 아이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봤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달리기만 해선 안 되고, 멈춰야 할 순간도 있다는 것을. 자연은 그렇게 조심의 중요함과 ‘돌아가는 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맑은 날 햇살 아래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던 나, 비

공적 언어의 무게, 정치권이 잃어버린 기본 품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의 언어가 우려스럽다. 특히 소수자에 대한 비하나 편견이 아무렇지 않게 통용되고, 정치권에서조차 갈라치기와 혐오 발언이 서슴없이 쏟아져 나오는 현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모든 개인이 존엄성을 가지고 동등하게 존중받는 사회는 요원한 꿈처럼 느껴진다. 3차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의 ‘여성신체혐오표현’을 접하고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 발언은 단순히 논쟁 또는 자기주장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언이라 치부하기에 그 자체로 너무나 폭력적이고 끔찍한 이미지와 혐오를 담고 있다. 해당 발언은 여성에 대한 깊은 혐오와 차별적인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며, 전국에 송출되는 지상파 TV 토론회이기에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엄청난 불쾌감과 모욕감을 일으켰다. 이 후보의 발언이 왜 문제인지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개인적인 비난을 넘어선 문제다. 공적인 위치에 있는, 그것도 국가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신에게 투표해달라고 유세하는 자리에서 혐오 표현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발언한 것은 우리 사회의 인권 의식이 얼마나 취약한지, 그리고 차별과 혐오가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