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응급수술 전담 전문의 24시간 상주… 응급실 도착∼수술까지 70분 단축

ACS(Acute Care Surgery) 시스템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7% 감소… 기존 당직제 한계 보완해 외과응급수술 전문성 향상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 “환자중심 응급의료 체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진료 제공할 것”

 

더뉴스인 주재영 기자 | 국내에서 처음으로 급성기외과(ACS, Acute Care Surgery) 시스템을 도입한 서울아산병원은 5명의 전문의로 구성된 외과응급수술팀이 365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장폐색, 장천공 등 빠른 수술이 필요한 중증 질환 환자들의 수술 결정, 집도, 수술 후 관리까지 직접 책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홍석경 교수·이건희 전문의팀은 2017년 ACS 시스템 도입 전후 응급 일반외과 환자의 임상적 결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응급실 도착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70분 단축됐고,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7%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기존 당직제(TROS, Traditional On-call System)에서는 외과 의사들이 정규 수술과 외래 진료를 병행하면서 당직 근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응급수술 요청 시 지체 없이 대응하기 어려웠고, 그로 인해 수술 결정 및 집도 시간 지연, 의사의 피로도 증가, 환자 예후 악화 등의 한계가 있었다.

 

반면, ACS 시스템에서는 응급실 의료진이 1차 진료 및 기본 검사를 시행한 뒤,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병원에 상주하고 있는 외과응급수술 전담 전문의가 신속하게 진료에 참여해 수술 필요성을 평가하고, 집도와 수술 후 경과 관리까지 직접 진행한다.

 

이번 연구는 ACS 시스템이 당직제의 한계를 보완하고 외과응급수술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 응급상황에서 환자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한다는 것을 실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아산병원을 비롯해 ACS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3개 병원의 응급 일반외과 수술 환자 2,146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응급실 입실부터 수술실 이송까지 소요된 시간이 도입 전 522.1분에서 도입 후 452.2분으로 약 70분 정도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도 ACS 시스템 도입 후 줄어들었다. 전체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은 기존 38.3%에서 31.3%로 약 7% 감소했고, 중증 합병증(클라비엔-딘도 분류 3등급 이상) 발생률도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환별로는 전체 수술 2,146건 중 장천공(714건, 33.3%), 충수염(589건, 27.5%), 장폐색(314건, 14.6%), 담낭염(161건, 7.5%) 순으로 많았다. 특히, 장천공은 중증도가 높고 수술 지연 시 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수술 결정과 진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병원에 24시간 상주하는 응급수술 전담 전문의가 진단, 수술 결정, 집도까지 신속하게 진행하기 때문에 응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며 수술 지연을 줄이고, 수준 높은 진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ACS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주말에 진행되는 수술 비율도 증가했다. 주말 수술 비율이 기존 24.9%에서 37.1%로 증가하며 요일이나 시간대에 상관없이 24시간 내내 응급수술이 원활하게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ACS 시스템을 통해 수술 결정과 집도가 훨씬 빠르고 일관되게 이뤄지는 등 전문성과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고, 특히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감소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앞으로도 서울아산병원은 환자 중심의 응급의료 체계를 선도적으로 구축해나가며 24시간 내내 높은 수준의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호주·뉴질랜드 외과학저널(ANZ Journal of Surger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