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인 주리아 기자 | 서울 중구가 지난 6월부터 전국 최초로 진행한 ‘전통시장 화재 예방을 위한 연구 용역’을 마쳤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을 통해 시장별로 화재 취약성을 파악하고, 향후 우선순위에 따른 개선안을 마련해 효율·효과적으로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구도심인 중구에는 전통시장 및 골목형 상점가 50여 개가 집중돼 있다. 전통시장은 밀집되고 노후화됐다는 특성상 화재 발생 시 대형화재로 번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구는 지난 4월부터 미어캣단(상인 안전감시단)을 위촉하고 연 4회 전통시장 안전 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한 시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는 지난 11일 구청에서 성과보고회를 열고 연구 용역 결과를 공유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전통시장의 화재는 단락, 합선 등의 전기적 요인(41%)과 부주의(36%)에 의해 발생했다. 중구 전통시장의 화재 원인 역시 전기적 요인과 부주의가 주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음식점이 많은 시장의 경우 K급 소화기가 비치되지 않아 화재 발생 시 적절한 초동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2017년에 기름으로 발생하는 화재를 제어하는 K급 소화기의 비치가 의무화됐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다 보니 오래된 점포에는 비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이에 점포별로 필요한 소화기를 적기적소에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개선 사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건축·피난·소방·전기 등 항목별로 평가 등급을 산출해 시장별로 화재 위험도에 따른 화재 안전 등급을 설정했다. 위험 등급이 높은 시장일수록 노후 전선, 계량기 보호함 부재 등 전기적 위험 요인에 취약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따라서 구는 해당 시장들의 노후 전선을 정비하고 화재 알림 시설을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한편 구는 지난 5일까지 관내 전통시장 20개소를 대상으로 추석 맞이 특별 안전 점검에도 나섰다. 건축·전기·가스·소방 등 다양한 분야별 안전 전문가와 함께해 전문성과 정확성을 더했다. 점검 결과는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체계적인 정보에 입각한 화재 예방 대책을 수립해 한정된 예산이 ‘꼭 필요한 곳에 가장 먼저’ 투입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구민들의 안전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한치의 소홀함도 없이 꼼꼼히 챙기겠다”라고 말했다.